고아캐드의 이벤트로 시작 된 파라노이드에 대한 관심이,
저의 내면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흑염룡(설명충)을 깨워 주었습니다.
2019년 5월 9일 발매됐던 "타르트 옵티컬과 파라노이드"의 콜라보레이션을
1년이 지난 지금....다소 늦었지만?! 디테일하게 알아 보았습니다.
*해당 라인은 일회성 발매가 아닌 당분간 지속 발매 될 예정에 있습니다.
파라노이드의 경우 추상적 브랜드 컨셉 외에는 자세하게 알려진 정보가 없다보니,
흩어진 퍼즐조각을 맞추듯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 갈수록
"아,이래서 이렇게 만들어졌구나!"하는 식으로,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가졌던 의문점들이 하나씩 풀려 가는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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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이드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를 하면,
안경 편집샵 "라운즈"에서 유명 안경 브랜드들과의 협업(콜라보 레이션)을 전개하는 별도의 프로젝트 브랜드 명 입니다.
신발쪽에선 빈번하게 이뤄지는 풋락커/아트모스 별주 같은 유통사 한정 발매 개념을 안경 시장에 도입한 것이죠!
안경쪽에선 보통 이런 별주 모델이 있다 해도 유명 모델의 특정 색상을 독점 판매 하는 식이고,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발매 하는건 몹시 드문 케이스라고 할수 있습니다.
단순히 누구와 콜라보한 제품이 아닌 "파라노이드"란 브랜드 명을 굳이 붙인 이유 라고도 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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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즈의 김세민 대표님으로부터 파라노이드 브랜드의 설립 배경과 제작 비화에 관해
서면으로 받은 정보들을 인터뷰식으로 재구성 하였습니다.
hellite:파라노이드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 지게 되었나요?
나이트크롤러나 호크 제품들의 탄생 비화를 알수 있을까요?!
김세민:저는 2002년 부터 안경쪽 일 을 하기 시작 했습니다.
이후,타 회사의 안경 디자인 및 제작 등에 참여 하면서,
언젠간 나만의 안경을 직접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러던중 2018년에 저가 라인의 자체(PB) 브랜드를 런칭 했지만,
부품 조합 수준의 단순한 결과물에 마음속의 갑갑함은 여전 했습니다.
상장회사의 투자를 받은 입장에서 회전이 빠른(저가형) PB가 선호된 사정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회사의 매출도 오르고, 슬슬 딴짓을 해도 될? 분위기가 되면서,
저는 바로 '제대로된 안경'을 제작하려는 시도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의외의 곳에 있었다고 할까요?...
설계부터 재료 선정, 제작사 지정까지 그 동안의 경력과 인맥을 쏟아 부어 완벽에 완벽을 기하려고 했습니다.
이런 저의 의욕이 제작을 지체 시켰습니다.그러니 시간이 흘러도 계속 제자리 였습니다.
원래 전기공학 출신으로 시스템을 분석하고 개선하던, 그리고 그걸 좋아하던 제 퍼스낼리티도 한 몫 했겠죠.
그래서 노선을 급선회합니다.
'잘 만든 안경을 더 잘 만들기'로 말이지요.
물론 '더 잘'은 제 개인적인 기준입니다.
(원래 좋은 안경은 그 자체로 완결 되어 있는 걸 잘 알고 있으니,부디 건방지다 생각치 말아 주세요.)
아무튼 그래서 타르트옵티컬의 한국 유통책임 레인코트코리아 이형주 대표님이
족발과 소주로 알딸딸하신 순간을 노려 약속을 받아내고,
일본 후쿠이현 사바에시의 레인코트 본사로 날라갔습니다.
본사 대표님과 인사하자마자 바로 사전 스케치를 기반으로,
아넬을 변형한 Hawk(호크)와
이형주 대표님이 즐겨 착용하던 옛날 니콘 선글라스 기반의 Nightcrawler(나이트크롤러)의 설계를 진행 했습니다.
(원래 Hawk도 Nightcrawler 만큼의 악취미적 이름을 붙였는데,한국과 일본 양국의 레인코트 대표님이 말리셔서 다행히 원만한 이름으로 안착하였습니다. 대신 나이트크롤러란 이름을 살렸습니다.)
설계하다 지치면 후쿠이현의 공장을 돌아다니는 날들을 일주일 정도 보낸 것 같네요.
호크는 특히 소재에 신경을 썼습니다.현재 타르트옵티컬은 대부분 아세테이트 테에 가끔 셀룰로이드를 선보이고 있지만,
저는 호크의 모든 컬러를 셀룰로이드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셀룰로이드를 두드릴 때 느껴지는 경쾌함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셀룰로이드가 늙어가는 모습도 물론 사랑스럽고요.
그렇게, 타나카 쿄사쿠(셀룰로이드 시트 제작) 공장에도 찾아가서
미안할 정도로 질문하고, 결혼 반지를 고르는 것 마냥 신중히 골랐습니다.
나이트크롤러는 워낙 잘하는 티타늄 안경 제작사에 맡겨서 그 부분은 안심했지만,
렌즈가 문제였습니다. 저는 특별한 렌즈를 원했습니다.
타르트옵티컬은 선글라스 전문은 아니기에 추천하기 힘들어하셨지요.그래서 마냥 돌아 다녔습니다.
그러다 정말 보석같은 지금의 렌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UV, 블루라이트는 기본이고, 색상의 컨트라스트가 강화되기에
골프, 낚시는 물론 야간 운전에 선명한 시야를 제공해주는 것이었죠..
일본은 야간운전용 렌즈의 카테고리가 따로 있고, 통과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이 렌즈는 당당히 '야간운전'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야간 운전용 렌즈는 일본 기준으로는 부적격...)
저는 일본어를 전혀 못하기에 서류들을 하나하나 앱으로 번역해가며 상담을 했습니다.
나이트크롤러라는 이름도 야간 운전용 렌즈기에 붙인 것입니다.
저는 이 렌즈가 너무 좋아서 그만 호크에도 클립으로 넣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원가는 대폭 상승하고, 이익률은 뚝 떨어집니다.
그리고는 홍보를 제대로 못해서 손님들께서는 자꾸 블랙렌즈로 바꿔달라고 하시지만요...
hellite:이로써 크나큰 의문점이 풀리네요.저 역시 선글라스 클립을 굳이 같이 넣어 준다면 당연히 블랙이 기본이지.
이 허여멀건한 색상은 뭐지?싶었어요;그러고보니 모델컷도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타고 많이 찍었는데,
전 상남자?감성을 내기 쉬한 소품인가?라고만 생각 했거든요;
혹시 그럼,파라노이드란 브랜드명을 짓게된 특별한 이유도 있을까요?
김세민: 교토의 오래되고 작은 술집에서 탄생했습니다.
새벽녘까지 LP가 rock을 뿜어대고, 2층의 창밖에는 작은 도랑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한일의 레인코트 대표님들과 진토닉 사이로 담배산을 만들며 안경 이야기를 하던 중에,
피곤에 찌들어 멍해진 저는 꽁초로 젠가를 만들까 생각하고 있었고,
일본 대표님 입에서 파라노이드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그때 우리의 모습이 파라노이드 그 자체 였던 것 같습니다.
옷도 몇벌 안가져와서 길가에서 쇼핑한 락티셔츠(퀸, 메탈리카 등 사진있는 그것. 출장과 전혀 안어울림.)
쇼핑백을 엉덩이 뒤에 깔고,
싸우듯이 안경 이야기로 새벽을 맞이하던 중년 3인은 의기투합하여 그냥 파라노이드로 해버린 것 입니다.
hellite:단어가 가진 여러가지 의미로 인해 결국 파라노이드 란 브랜드명이 탄생 한 것 이네요!!
(코로나로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긴 하지만)
혹시 다음 콜라보레이션 계획 이나 앞으로의 브랜드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될지 알수 있을까요?
김세민:파라노이드는 당분간은 이렇게 잘 지내는 안경브랜드의 대표님이나 실무자분들을 살살 꼬드겨서
자발적(이라 생각하겠지요?!)으로 안경에 대한 열정의 덪에 뛰어 들게 한 후,
저와 함께 건강을 악화시키는 활동을 통해 조금 다른 모델을 만드는 짓을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으로써는 베리스의 아이언 관련자들이 상당히 위험 합니다.
hellite:상세한 설명 감사 합니다!
파라노이드란 브랜드만의 색상과 특징도 콜라보레이션이 지속되면 결국 그 속에서 찾을수 있겠죠?!
다음 모델이 발매 될땐,코로나도 진정되고,직접 만나서 제작에 관련된 이런저런 애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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